“점술가에요?”
—파삭.
안쪽에서 얇은 바늘로 도자기를 긁어내는 듯한 기이한 소리가 났다.
“재미있겠네. 저도 점술 봐줄래요?”
인간의 호기심은 축복이다. 그렇다면 신의 호기심은? 순진한 누군가의 질문에 오드레아는 이렇게 답한다. 저주, 어쩌면 애정. 의도했더라도,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아담은 찰나의 이끌림을 따라 어떤 점집에 들어갔다. 다른 가게가 있음에도 굳이 그곳에 들렸음은 어두침침한 벨벳의 인테리어가 꽤 볼만했다는 게 첫 번째 이유였으며, 용하다고 소문이 자자했다는 게 두 번째 이유였다.
안에는 깨끗하고 때 타지 않은 영혼을 가진 점쟁이가 앉아있었다. 극히 평범한 삶이나마 선하게 살아가고자 하는 이의 것이었다. 문을 열기 전부터 정면을 정확히 마주하는 것을 보니 발을 들인 자가 누구인지 눈치챈 모양이다. 후드를 뒤집어 쓴 점쟁이는 —이런 면에서 꽤 노련한 사람이었음에도— 손님을 맞이하기는커녕 무언가에 매료된 듯 멍하게 허공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담은 오드레아의 눈앞에 얼굴을 훅 들이밀었다. 그의 주변에서는 습한 열대의 풀 내음이 났다. 시선이 고정되어 있었다. 너머… 또는 그 속의 무언가를 꿰뚫어 보는 듯했다. 어쩌면….
“혹시 뭐 봐요?”
봐서는 안되는 것을.
그곳에 무수한 풍파를 겪은 곤충이 갇혀있다. 그들이 비상할 것처럼 팔락인다. 반짝반짝반짝. 하얀 진주 결의 무늬가 수천 쌍의 날개를 스쳐 파도를 만들어낸다. 영겁을 살아온 곤충의 껍데기는 고요하고, 또 평온하며, 아름답다. 그러나 그들의 날개는 좁고 따뜻한 요람에 스스로의 몸을 억지로 욱여넣고 갇혀있다. 제 혐오와 억압에서 비롯된 아주 지독하고 숨 막히는 공간에서…. 오드레아는 모든 ‘그들’이 엉겨있는 파놉티콘이, 연화된 후 가느다란 핀으로 박제당한 그것 같다고 생각했다. 우악스럽고 불결한 손이 그들의 발목을 붙잡고 무저갱으로 끌어내리고자 하면 순수하고 부드러운 망자의 손이 악의를 가로막았다. 오드레아는 충돌로 공기 중에 어지럽게 아우성치는 과거의 편린을 엿보았다. 껍데기를 비집고 나온 나비가 날아들어 이마에 앉은 듯한 착각이 들었다. 갉작. 얇은 다리가 성호를 그었다. 그었나?무엇을,이마를,머리를?무엇으로?다리로?사실그것이신의안배아래성스럽게벼린금속이아니었을까?그렇지않고서야이렇게까지서늘할수가있나?
——— 아담이 손짓하자 한순간에 날갯짓 소리와 황홀경의 광채가 서서히 옅어진다. 시야가 트이자 오드레아의 입에서 탄식에 가까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제야 오드레아는 아담의 얼굴을 제대로 목도할 수 있었다. 나비는 더 이상 이곳에 없다. 움직임이 완전히 멎은 나비가 든 판도라의 상자가 있을 뿐이다. 신은 눈꼬리 휘게 웃으며 눈앞의 인간에게 다정을 읊조렸다.
“평소에도 눈이 좋은 편인가 봐요. 너무 오래 들여다보면 안 좋아요.”
조심하도록 해요. 아담이 오드레아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피조물을 축복하는 신과 신도 사이의 거룩함은 없었다. 남은 것은 인간성에서 비롯된 애정과 염려의 표현이다. 오드레아는 그 다정함에서 울렁거리는 기분을 느꼈다. 숨기려 하나 숨겨지지 않는 기세 때문에, 생명체의 세포 단위를 재조립하는 기이한 시각적 자극 때문에, 그럼에도 그것을 한 상자에 모두 때려 넣고 잠가버린 듯한 먹먹한 느낌 때문에, 입 밖으로 지르지 못하는 비명이 답답해서, 도망치고 싶어서….
정말로,
그들과 엮이는 건 최악이다.